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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곳간/일상뻘소리

구입한 전자제품을 환불받으며, 엔지니어의 자존심

by 돌다중이 2024.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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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전자제품을 인터넷으로 하나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전자제품 내부에서 스프레이 캔 구슬 소리 마냥 깨진 부품이 돌아다니는 소리가 나더군요. 
그리고 문제는 전자제품이 작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기존 제가 가진 부품과 호환이 되어야 작동이 되는 건데 호환 여부를 문의하고 구입했지만 호환이 되지 않아 결국 환불을 받게 되었습니다.


물건을 환불받기 위해 고객센터로 물건을 보낸 후,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계신 물건과 호환이 되지 않는다." 
기존 물건을 보내주시면 호환이 되도록 조정해서 작동이 되도록 도와주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뭔가 노력을 해주는 말에 감사했지만, 처음부터 호환성에 문제가 있어서 작동이 안 된다는 말을 해주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너무 아쉽더군요.



작동이 되도록 도와준다는 말은 고마웠지만, 호환 여부에 대해서 된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안되니까 조정을 해서라도 해주겠다 하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한마디도 안 하더군요. 
정말 통화를 하면서 화가 났던 것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작동되는 멀쩡한 제품이 왜 불량제품이냐고, 당신이 호환 안되는 부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라고 첨부터 이야기를 하더군요.



호환된다고 해서 샀는데, 작동이 안 되니까, 불량품이라고 보냈는데, 내 잘못인 거 마냥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리고, 스프레이 캔 소리를 이야기하니, 원래 그런 제품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길래, 
이분이 자세하게 부품을 검토하지 않고, 엔지니어로서 자기 지식으로 선을 긋고 이야기를 끊어버리시길래,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제품을 흔들어 봤다면 소리를 들었을 텐데, 고객의 말보다 자신의 엔지니어적인 지식의 자존심이 강한 분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판매처와 이야기해서 환불을 받겠다고 이야기하고, 감사하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판매처와 통화 후 환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기분이 너무 안 좋더군요.


호환된다고 해놓고, 호환이 안돼서 작동이 안 된다고 물건을 보내니까. 고객한테 멀쩡한 제품이라고 선심 쓰듯이
기존 제품 보내면 호환되도록 해준다고 비아냥 거리고, 깨진 부품 돌아다니는 소리를 멀쩡한 제품이라고, 원래 나는 소리라고 이야기하더군요. 충분히 검토해 보았다면 그런 말을 안 할 텐데..


일반 소비자라면 불같이 화를 내며 욕을 했을 텐데, 저는 그냥 감사하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왜냐면 저도 20~30대 초까지 수리기사로 지냈고,  고객한테 뺨도 맞아보고, 뱉은 침도 맞아보고, 욕도 한 시간 정도 먹은 정도 있고 정말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수리기사로서 자질이 부족해서 그렇게 당했을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화는 났지만 참고, 감사하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내가 당한 기억을 남에게 주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하지만 화를 냈어야 했나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더군요.
고객센터 엔지니어는 엔지니어의 지식적인 자존심은 지켰지만, 저는 그저, 호환된다는 말에 구입한 바보 멍청이 가 되어버렸더군요. 



엔지니어는 제품이 멀쩡하다고 모든 지식을 펼쳐서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저는 불량을 이야기해도 엔지니어에게 무시당하고 전화를 종료하게 된 것이죠.

자존심이라는 표현은 그렇고, 그냥 무시를 당한 것이죠.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구입하지 말아야 할 제품을 하나 알게 돼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남의 의견은 듣지 않고, 자기 지식으로 선을 긋는 분을 만나서 옛 생각이 나더군요. 

​저도 한때 저런 엔지니어식 자부심으로 자신의 지식으로 모든 것을 자르고 판단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나더군요.



예전에 노트북 한 대를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 것은 아니고, 남에게 추천을 해줘서 제가 대신 구매를 해줬는데 화면에 터치패널이 작동하지 않아, 불량 판정을 받으러 AS 센터를 방문했었습니다.
AS 기사가 3시간 동안 터치패널 드라이버를 재설치하면서 작동되는 걸 보여주려고 애를 쓰다
포기하고 불량 판정 서류를 주더군요. 
불량이라고 불량 판정을 해주면 되는데, 왜 그걸 멀쩡하다고 우기고, 환불을 못 받게 하려고 저런 짓을 하는지 
너무 답답하더군요. 3시간 동안 기다리게 만들고, 너무 황당했습니다.
그 회사 노트북은 그 이후로 절대 남에게 추천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환불 방어전을 하는 고객센터 기사의 모습,  회사 제품과 자기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AS 기사님들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죄송하다는 말을 하면, 책임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안 하는 걸로 알고는 있습니다만, 
고객 의견을 무시하고, 너무 방어적으로 나오는 고객센터 기사님들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직장인이니까, 회사 돈을 받고 일하는 직장인이니까, 그분들은 환불 방어전을 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신 분들이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그것이 직장인이니까.. 그분들의 의무지만


불량품을 받고 고객센터 가서, 
"네가 잘 몰라서 그래, 이거 멀쩡한 거거든. 샀으면 그냥 써. 멍청한 새끼야" 
대우를 받으면 기분이 좋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건 하나를 환불받으면서 많은 생각이 나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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